<에밀>은 교육서이자 철학서인 동시에 인간 성장의 내면을 기록한 보고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놀라운 책이 출판되었을 때 기성세대가 보여준 반발은 대단히 격렬했다. 그의 문제 제기는 다분히 전방위적이어서 교사와 학생, 자연과 사회, 관습과 도덕의 영역에까지 두루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그는 아이나 학생만을 가르치려 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지적과 훈계는 어른의 양식으로 대변되는 기존의 질서를 뒤흔들기에 충분했고 그런 만큼 반발 또한 컸다.
오늘날 교육 문제만큼 심각한 것도 없다.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인정하면서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에 대한 견해는 중구난방이다. 그러나 교육의 핵심만 이해하고 있다면 이러한 혼란도 정리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 핵심은 ‘인간을 인간답게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기르는 것이 인간답게 기르는 것인가? 그에 대한 질문과 해답이 루소의 <에밀>에 담겨 있다. 교육의 근본을 바로 세우고 싶다면 <에밀>을 읽어야 한다. 사람을 가르치는 문제에 관한 한 이 책만큼 커다란 성찰적 안목을 보여준 책은 없기 때문이다.
루소 Jean Jacques Rousseau(1712~1778)
스위스 제네바에서 가난한 시계공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머니가 그를 낳고 며칠만에 죽는 바람에 일찍부터 친척집 등을 전전하며 자랐다. 16세 때 모험가의 삶을 꿈꾸며 제네바를 떠나 강력한 후원자인 바랑 남작부인을 만나 사교계와 학계 사람들과의 교류를 시작했다.
거의 독학으로 철학과 문학, 음악을 공부했으며 백과전서파인 디드로를 비롯해 개혁적인 철학자들과 사상적 교류를 나누었다.
1750년 디종의 아카데미 현상 논문에 <학예론>이라는 글이 당선되면서부터 사상가로서 이름을 알렸다. 그는 인간은 본래 선하지만 사회와 문명 때문에 타락해 간다고 주장했다. 이후 <인간불평등기원론> <사회계약론>을 발표함으로써 그의 사상 체계를 굳건히 했다. 그리고 <정치 경제론> <언어기원론> 등을 발표하면서부터 당대의 지식인들과 분명한 견해 차이를 보였다.
1762년에 출간된 <에밀>이 소르본 대학 신학부의 고발로 유죄선고를 받게 되자, 프랑스를 떠나 스위스와 영국을 전전하며 자신을 옹호하는 글인 <고백록>과 <루소는 장 자크를 심판한다>를 발표했다.
1778년 프랑스 파리 북쪽의 지라르댕 후작의 영지인 에르므농빌로 피신했다가 그곳에서 생애를 마감했다.